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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8일, 목요일

비엔나에서 시작된 인연, 그리고 오페라로 이어진 삶 : 박상훈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한참 도쿄 올림픽이 열리던 때에, SNS 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진이 있다.

스페인의 태권도 국가 대표의 도복 띠에 새겨진 한글을 보고, 스페인 대사관에서 초청하여 응원을 하는 사진.

그 사진 속의 낯익은 인물을 소개한다. 전 오스트리아 공사참사관으로 한인들에게도 친숙하며, 주 스페인 대사직을 거쳐 현재는 교수직과 작가로도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박상훈 국립외교원 명예 교수 (이하 박상훈 명예 교수) 가 그 주인공이다.

박상훈 국립외교원 명예 교수

박상훈 명예 교수는 1989년 5월 외교부에 입부해 2024년 12월 말 정년퇴임할 때까지 약 36년 간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외교부 내에서는 장관비서관(윤영관 장관, 반기문 장관), 유엔과장, 중남미국장, 공공외교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해외에서는 주유엔대표부 서기관,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관 참사관, 주오스트리아대사관 공사참사관, 주파나마대사로 근무했다.

또한 2019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의전비서관으로 일했으며, 2020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주 스페인대사로 근무한 후 2024년 말 외교부에서 정년퇴임했다. 현재는 국립외교원 명예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비엔나는 약 36년 간의 외교관 생활 중 주로 국제기구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박상훈 명예 교수에게 뉴욕과 함께 다자 외교의 정수를 경험하게 해준 최일선 외교 현장이자,

개인적으로 문화의 향기와 역사의 숨결 속에서 생활하도록 해준 기억에 남는 임지라고 전했다.

2012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2년 간 주오스트리아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한 박상훈 명예 교수는 당시 여러 유엔 기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다자 외교 업무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면서 즐겁고 보람 있게 근무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고 회상했다. 또한 많은 오페라와 빈필 음악회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즐기며 유럽의 멋과 정취, 그리고 분위기를 경험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주스페인대사 재임 당시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었고, 그는 스페인 여자 태권도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TV로 경기를 시청했다.

결승에 진출한 선수는 아드리아나 세레소(Adriana Cerezo)였는데, 이 선수가 두른 도복 띠에 ‘기차 하드, 꿈 큰’이라는 뜻이 통하지 않는 한글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이는 ‘훈련은 열심히, 꿈은 크게!’를 의미하는 영어 문구 ‘Train hard, dream big!’을 구글 번역기로 옮겼다고.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도복 띠에 자신의 좌우명을 한글로 새겨 넣고 꿈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박상훈 명예 교수는 이후 올림픽이 끝난 뒤 세레소 선수가 스페인으로 귀국한 후 훈련장을 찾아가 올바른 한글이 새겨진 도복 띠 2개와 BTS의 최신 CD, 한국 화장품을 선물하며 격려했다. 당시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SNS에 올려지며 국내에서도 작은 이슈가 되었다.

이 사실은 국내 언론에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고, 세레소 선수는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국 방문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23년 8월 실제로 한국 방문이 이루어졌으며, 현재까지도 서로 안부를 나누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 특히 오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연장선에서 오페라 관련 책을 쓰게 되었다고.

책 출간의 계기는 ‘50세 프로젝트’였다. 2011년 벨기에 근무 중 50세를 맞이하게 될 시점을 떠올리며 이를 기념할 의미 있는 일을 고민했고, 그 결과 책 집필을 결심하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어와 불어로 된 오페라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관련 언어에 익숙한 자신이 아리아를 우리말로 번역해 소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집필을 시작했다.

그는 외무고시 준비 과정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고, 이후 불어와 이탈리아어까지 익히며 언어적 기반을 다져왔다.

비엔나 근무 중이던 2013년 봄, 이탈리아어와 불어 아리아 77곡을 소개한 첫 책 『손에 잡히는 아리아』를 출간했다.

이후 독일어 오페라까지 접하게 되면서 이를 포함한 후속작 집필을 시작했고, 2018년 『손에 잡히는 아리아 : 두 번째 이야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원고 분량이 많아 제1권과 제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다.

퇴임 이후에는 국립오페라단 강의를 계기로 베르디 작품을 중심으로 한 『손에 잡히는 아리아 : 베르디 엣센짜』를 2025년 7월 출간,

2026년에는 벨칸토 오페라를 주제로 한 신간 『손에 잡히는 아리아 : 벨칸토 엣센짜』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롯시니, 도니젯티, 벨리니 등 벨칸토 오페라 3대 거장의 작품 가운데 총 9개 작품을 선정해 주요 아리아를 우리말로 번역해 소개하였으며,

작품의 줄거리를 설명하며 극의 흐름에 따라 아리아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독자들이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하였다고.

현재 박상훈 명예 교수는 최근 오페라 강의 요청이 늘어나면서 국립오페라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로서의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당분간은 강의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푸치니의 작품을 다룬 책을 써내보고 싶다며.

 

 

조만간 박상훈 명예 교수의 해설이 담긴 푸치니를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손에 잡히는 아리아 시리즈는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허미리 특집부장 / 사진제공: 박상훈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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