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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6일, 금요일

진은숙 작곡가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테아터 안 데어 빈 극장서 비엔나 초연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 <Ali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지난 17일, 오스트리아 빈의 Theater an der Wien; 테아터 안 데어 빈 극장에서 비엔나 초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2007년 바이에른 국립오페라(뮌헨)에서의 세계 초연 이후, 제네바·빌레펠트·세인트루이스·로스앤젤레스·런던·암스테르담 등을 거쳐 이윽고 오스트리아 초연으로 이어진 무대이다.

비엔나 초연 무대의 막이 끝난 후, 진은숙 작곡가가 출연진들과 함께 인사를 올리고 있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은 1801년 개관한 이래, 베토벤의 <피델리오> 등 여러 역사적 초연을 올린, 빈에서도 유서 깊은 극장 중의 하나이다. 또한 여타 국영 오페라극장들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활발히 현대음악 오페라와 실험적인 레퍼토리를 무대 위에 올리고 있는 집이다. 2025/26 시즌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편성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전통 레퍼토리 위주의 대극장과는 다른 색채로써 동시대 음악극의 최전선을 선보이기 위함으로, 현대음악제 ‘빈 모던(Wien Modern)’과의 협력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연 30분 전, 작품 해설을 듣고 있는 청중

이번 비엔나 초연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바탕으로 하여, 여덟 개의 장면으로 구성한 극작품이다. 대본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과 진은숙이 공동 집필하였으며, 영문을 원어로 한다.

본 작품은 원작 소설 앞뒤에 위치한 ‘현실 세계’의 액자 구조를 덜어내고, 꿈의 장면들만으로 극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작곡가는 인터뷰에서 “오페라에서는 꿈의 세계가 곧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는데, 앨리스가 토끼굴로 떨어지는 순간부터 재판 장면에 이르기까지, 관객은 논리와 시간 그리고 정체성이 끊임없이 뒤틀리는 ‘음악적 꿈의 연속’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전체 이야기를 따라가는 전통적 서사보다, 매 장면에서 던지는 감각·논리·언어의 충돌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오페라의 중심 화두는 바로 다음의 한 문장, “나는 누구인가?(Wer bin ich?)” 이다. 앨리스는 토끼굴 아래로 끝없이 떨어지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 속으로 추락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해결되기보다, 또 다른 질문들로 끝없이 분기된다.

아울러, 작곡가는 작가 루이스 캐럴이 중대한 철학적·실존적 질문들을 놀랍도록 가볍고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점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로 그러한 토대로써 진은숙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철학적이면서도, 동시에 유머와 음악적 유희가 가득한 작품으로 완성한 것이다. 작곡가는 또한, 언어유희를 통해 한국적인 느낌을 전달하려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전한 바 있다.

공연 중의 한 장면. 사진출처: MusikTheater an der Wien © Matthias Baus
비엔나 초연 무대의 커튼콜

작곡가 진은숙은 1988년 리게티에게 사사하기 위하여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간 이후,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2024년에는 이른바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Ernst von Siemens Musikpreis)을 수상하며 세계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초연 공연 직후 극장에서는 프리미어레 파티가 있었다. 공연 후 싸인에 응하는 진은숙 작곡가

이번 공연은 11월 17일 초연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의 정보는 아래와 같다.

  • 11월 19일, 19시 – Theater an der Wien
  • 11월 22일, 19시 – Theater an der Wien
  • 11월 24일, 19시 – Theater an der Wien
  • 11월 26일, 19시 – Theater an der Wien

공연 시간은 약 2시간 45분(휴식 1회 포함)이며, 공연 30분 전 극장 내에서 작품 해설이 제공된다.

공연정보 보러가기

글/사진: 박민우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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