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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8일, 목요일

비엔나 천주교회의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만나다

올해 2년차 오스트리아 생활을 맞이한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인천 교구 소속으로 영종도 신공항 성당의 주임신부직을 거쳐 비엔나 한인 천주교회에 부임하였고, 매월 부다페스트와 슬로바키아 공동체도 방문하여 강론을 나누고 있다.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이하 양 신부)의 어린 시절 꿈은 신부님, 사제가 되는 것이었다고. 4살의 어린이가 다녔던 본당 신부님은 엄하기로 소문이 나신 분이었다고 한다. 세상말로 “카리스마”가 넘치던 분이셨다고. 그랬던 신부님을 4살의 양정환 어린이는 사제관을 “내 집처럼” 들락날락 거리며 신부님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본당 신부님이 좋았었다고. 신부님의 배 위에 엎드려 TV를 함께 보거나, 같이 식사를 할 때면 신부님이 직접 생선을 발라 숟가락에 얹어 주곤 하시는 등, 우스갯소리로 “신부님의 숨겨둔 아들이 아니냐” 할 정도로 신부님을 따랐다고.

사제직을 꿈꾸던 어린 시절의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사제직을 꿈꾸던 어린 시절의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왼쪽은 어머님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잠시 다른 장래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담임 교사였던 음악 선생님은 음악적 소양이 있는 양 신부에게 예고 진학을 권하기도 했고, 사관학교에 진학하여 경찰이 되는 꿈도 키웠다. 그러나 결국 양 신부는 신학교의 길을 걷기로 선택했고, 신학교에 지원하여 사제의 길을 걷게 된다.

신학교 내에서도 여러 사람을 만난 양 신부는 신학교 생활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개중에는 무서운 선배도 있었고, 동기들과의 다툼도 있었다고. 신학교를 선택하고, 사제의 길을 선택한 신학생들이지만, 개개인의 고민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신학교를 다녀야 하냐는 고민은 매순간 찾아오고, 그만둬야 하냐는 고민 속에 짐을 풀고, 다시 싸기를 반복하는 이 역시 있는 곳. 양 신부에게도 그런 고민은 여러 차례 찾아왔다. “내가 신부로 살 수 있을까, 사제로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서품을 앞두고도 계속 찾아왔다. 양 신부는 “내 힘, 내 능력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마귀의 유혹이 여러 차례 들었지만 “하느님의 이끄심과 신자의 기도, 그리고 사랑과 형제애”로 사제직을 오늘까지 지켜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양 신부는 올해로 15년 째, 사제직에 몸 담고 있다.

올해 2년째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해외 사목을 맡아 비엔나와 부다페스트 교구를 이끌고 있는 양 신부, 성모의 날을 맞아 미사 후 촬영한 왼쪽부터 필자의 부 이하민 리노, 필자(허미리 마리아 미카엘라), 자녀 이 담 펠릭스,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필자의 대모 천영숙 베로니카 간호협회 회장
2025년 오스트리아 한인 부활절 연합성가제에서 강론을 전하고 있는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해외 사목은 처음인 양 신부. 해외 사목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닌, “주교님이 가라고 하시면” 가야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사제 서품식 때 사제들은 땅에 엎드려 자신의 인생을 봉헌하며, “내가 어디서 살 것인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게 된다. 한창 신공항 성당 주임신부로 재직하고 있던 재작년 여름, 갑작스런 주교님의 전화가 양 신부를 비엔나로 보냈다.

양 신부의 세례명은 “대건 안드레아” 이다. 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로 잘 알려진 분. 대건 안드레아라는 세례명은 유아세례를 통해 부모님이 지어주셨다고. 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대건 안드레아를 성인으로 시성식을 하고 양 신부는 대건 안드레아의 이름을 받았다. 그 이후 양 신부의 아버님과 형도 세례를 받았는데, 아버지는 유징길 아우구스티노, 형은 하상 바오로로 이름을 선택했다고. 양 신부는 “아버지가 택하신 유진길 아우구스티노와 형의 세례명인 하상 바오로 (정하상 바오로) 는 우리나라에 신부님을 모셔오기 위해 노력하신 분” 이며, 아들과 동생인 자신이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대건 안드레아” 의 이름과 함께 실제로도 가족 중 유일한 사제가 된 우연스러운 인연을 말했다.

그는 5월의 강론 중, “신부는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있다” 고 말하며, “하느님의 목소리는 부모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믿고 바라는 것을 함께 바라는 것” 이라고 가정에 전했다. 부모에게 하는 것이 하느님께 드리는 것, 그리고 젊은이들이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어디를 가든, 하느님이 나를 그곳에 보내신 곳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는 양정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목소리는 오늘도 단단한 음성으로 신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글/편집: 허미리 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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