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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5일, 목요일

[문화칼럼] 유럽을 바꾼 세기의 로맨스: 막시밀리안과 마리아의 사랑 이야기 – 한윤경 미술특별위원

Maximilian I – Bernhard Stringel
Maria von Burgund – Niklas Reiser

우리가 잘 아는 동화, 라푼젤의 이야기. 탑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왕자의 모습은 단지 환상 속 이야기일까? 사실, 역사 속에 그와 비슷한 러브스토리가 존재했다. 바로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Maximilian I)와 부르고뉴 상속녀 마리아(Maria von Burgund)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결혼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바꾼 중대한 사건이었다.

당시 부르고뉴 공국(Das Herzogtum Burgund)은 막대한 부와 광대한 영토를 소유한 강국이었다. 그리고 ‘황금의 신부’라 불렸던 마리아는 그 모든 것을 물려받을 유일한 상속녀였다. 그러나 아버지 샤를 용담왕(Karl der Kühne)이 전쟁에서 전사하자, 마리아는 프랑스와 영국으로부터 결혼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프랑스 왕은 자신의 7살 된 아들과 강제로 결혼시키려 했고, 영국은 나이 많은 귀족과의 혼인을 강요하며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의 통치권을 탐냈다. 마치 라푼젤처럼 마리아도 높은 탑에 갇힌 듯한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

Karl der Kühne – Peter Paul Rubens
Friedrich III – Hans Burgkmair

그때, 마리아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Friedrich III)의 아들, 막시밀리안을 자신을 구해줄 사람으로 선택했다. ‘유럽의 마지막 기사’라 불리며 강력한 카리스마와 잘생긴 외모로 알려진 막시밀리안. 그가 보내온 다정한 편지는 마리아에게 강한 확신과 위안을 주었다. 비록 그의 가문인 합스부르크(Habsburg)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마리아는 그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넣은 편지와 집안의 보물을 보내며 청혼했다. 막시밀리안은 마리아를 구하기 위해 즉시 군대를 이끌고 부르고뉴로 향했다. 목숨을 건 싸움 끝에 그는 마리아를 구출했고, 마침내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막시밀리안과 마리아의 결혼은 유럽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단순한 정치적 결합이 아닌,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진심어린 의지가 바탕이 되어 성사된 역사적인 연합이었다. 이 결혼으로 부르고뉴 공국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토에 합병되었고, 합스부르크는 유럽의 강력한 가문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했다.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한 마리아는 말을 타던 중 불의의 사고로 2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은 막시밀리안에게 큰 상심을 남겼고, 그는 평생 그녀를 잊지 못했다. 훗날 막시밀리안의 유언에 따라 그의 심장은 사랑하는 아내 마리아의 곁에 묻혔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 유럽의 정치적 지형을 바꾼 세기의 로맨스로 남아 있다.

글: 한윤경 미술특별위원 / 그림: 위키백과


한윤경 미술특별위원 약력 (Mag. HAN Yun-Kyoung)

  • 한양대학교 응용미술학과 학사과정 수료
  • 빈 응용 예술대학교(Universität für Angewandte Kunst) 산업 디자인, 금속 공예과 석사, 박사과정 수료
  • ECM 전시 이론 및 기획 석사 (2010)
  •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가이드 자격증 (2005)
  • 필리핀 한국 문화원 큐레이터 (2016-2017)
  • 서울, 독일, 홍콩 갤러리 다수 전시 기획
  • 빈 미술사 박물관 벨트 뮤지엄 한국 민화 책거리 전시 “Chaekgeori-Our Shelves, Our Selves” 기획
  • 서울 청담동 바카라 메종 전시 기획 (2023-2024)
  • 문화유산회복재단 아트 디렉터
  • 독일, 체코, 폴란드 “KOREA, RE_FOUND” 전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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