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는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곳에 드디어 한국 작가의 얼굴이 걸린다. 한강(53)이 이뤄낸 한국 문학의 쾌거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오후 1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마츠 말름 한림원 사무총장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 한국이 노벨 문학상 작가 보유국으로 등극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역대 121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는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K-문학의 선두주자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수여)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2023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에 더해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한강 작가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페터 한트케, 귄터 그라스, 오에 겐자부로 등의 거장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영예를 안았다.
역대 18번째 여성 작가이며 아시아 여성 최초의 수상자라는 기록도 함께 가지게 된 한강 작가는 『아제아제바라아제』 『새터말 사람들』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서 자연, 생명, 죽음 등의 보편적인 주제를 매우 시적,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 소설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접근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은 한국 현대사의 깊고 어두운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영국의 부커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중 최고 권위의 상으로 손꼽히는 노벨 문학상에 한국 작가가 선정되면서, 이제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도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소위 ‘잘 된 번역’ ‘맛깔나는 번역’의 날개에 실려 시인 고은, 김혜순, 소설가 황석영, 천명관, 정보라 등의 작품이 꾸준히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최종 후보에 오르고 있는 바 변방으로 취급되던 한국 문학의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는 친절하게도 한강 작가의 작품을 무엇부터 읽으면 좋을지 소개하고 있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그리고 『Human Acts』가 그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주문이 폭주하여 한때 교보문고, Yes24 등의 서버가 마비되는 등 당분간 한강이 일으킨 ‘기적’ 같은 소식에 출판 업계도 호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한국문화원 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한국어, 영어, 독일어로 만날 수 있다.

글: 정현선 문화부장 / 사진: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캡쳐